2017년 12월 18일 월요일

# 게이꽃뱀 # 게이사우나

[정변의기묘한모험] [게이사우나/강제추행] 게이꽃뱀 이야기

안녕하세요 주말에도 활약하는 모험가 정수인 변호사입니다.

본론에 앞서 잠시 사족을 달자면..제 이야기에 나오는 김씨나 이씨는 정말로 김씨나 이씨는 아닙니다. 이름을 짓는 것이 고역이라 그냥 성만 붙이려고 한건데 성도 특정되는 것이 불편해서 우리 나라에 가장 많은 성인 김,이,박을 돌려 쓰고 있을 뿐입니다. 혹시 세상 억울한 사람이 김씨만 있는 건가 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잠시 노파심에 밝혀보았습니다. 
아울러 또 하나 이야기에 앞서.. 해당 세계의 담론과 주의점, 일반적으로 퍼져있는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용어나 문제가 있는 표현에 대한 저의 무지로 인하여 거슬리는 표현을 할 수도 있음을 경고합니다. 결코 조롱하거나 비하하고자 하는 의미가 아니오니 미숙함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 혹시 그런 부분이 있다면 비밀댓글로 지적해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성소수자들의 인권보호를 지지합니다
자 그럼 오늘의 이야기.
제목이 있으니 이미 내용을 짐작하시겠지만 갈수록 늘어가는 성범죄 무고의 타겟은 성소수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이미 커밍아웃을 한 게이라면 여성 꽃뱀으로 인한 무고에서 약간 자유로울 수는 있습니다만 뭐.. 약간입니다. 우기기 시작하면 뭔들 못 엮을까요. 여튼 커밍아웃을 한 게이라면 여성 꽃뱀에게는 조금 유리하고 같은 게이 꽃뱀에게 걸리면 여느 무고당한 남성 정도의 억울함과 비슷한 강도의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늘 이야기에 등장하는 게이 김씨는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게이였습니다. 성범죄 무고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으로 억울한데 강제로 커밍아웃, 아니 아웃팅까지 당할 위험까지 일어난, 정말 식은땀나는 일을 겪었습니다. 
게이사우나에 대해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게이들만 입장되는, 게이의, 게이에 의한, 게이를 위한 사우나라고 생각하고 계신분들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식의 게이 사우나가 여기저기 성업중이고 인터넷 검색만 하면 어디로 가면 된다는 정보가 돌고 있는 정도라면 게이가 성소수자가 아닌 메이저에 육박하고 있다는 반증이 됩니다. 아니 소수냐 다수냐를 떠나서, 그런 식으로 <이곳은 게이사우나입니다>라고 하는 곳에 게이들이 입장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장소에 있는 것 만으로도 커밍아웃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일반적으로 게이사우나는 우리가 가는 평범한 사우나 한켠(예를들면 수면실)에 게이들이 모이고 거기서 동성간 성행위가 이루어지는 곳을 의미합니다. 어디가 유명하더라 정도의 소문은 있지만 그날의 물에 따라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합니다. 모르고 갔다면 무서운 곳이 될 수도 있고, 알고 갔는데 의외로 수확(?)이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어느 한 구석의 성편향적 인구밀도를 제외하면 호모섹슈얼의 남성과 헤테로섹슈얼의 남성이 일반적으로 섞여 있는 평범한 업장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요즘은 그런 목적으로 찾아오는 외국인들도 많이 있다고 하니 이 점도 유의해서 보시면 가려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이런 경고가 있으면 조심하자
어느날 의뢰인 김씨는 게이사우나로 알려진 A업장에 찾아갔다고 합니다. 목적은 성관계였습니다. 사우나를 즐기다가 우연히 첫눈에 반해.. 같은 일은 없습니다. 이 곳은 일련의 목적을 가지고 찾아가는 곳입니다.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사우나 전체를 게이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특정 장소에 게이들이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도 그 방에 들어올 수도 있으니 게이들만의 최초 접근 신호라고 해야 할까요 여튼 정해진 스킨쉽 체계가 있다고 합니다. 이 체계를 이해 못하고 있으면 일반인이니 더 이상 건드리지 않고, 그 룰에 대해서 알고 있으면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이므로 동성끼리의 성관계가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여튼 김씨는 그 신호체계에 따라 어떤 남자에게 접근했습니다. 해당 신호체계는 단계적 신호이고 상호적이기 때문에 이 신호를 모르는 일반인이라고 오해할만한 여지는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상대방이 단계마다 순순하게 응해줘서 애무를 하다가 중요한 순간이 되려고 하는 그때, 이 남자가 김씨의 얼굴을 때리고(이른바 죽탱이 날리기)더럽다고 소리를 지르고 사우나가 떠나가도록 난리를 쳤습니다. 그리고는 경찰에 신고해서 순식간에 김씨는 강제추행범으로 잡혀가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꽃뱀이 피해자를 엮는 방식과 같습니다.
게이사우나의 정해진 룰에 따라 접근했는데
순순히 응하던 상대가 중요한 순간에 소리를 지르고 경찰을 부름

자,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세계에서 억울함을 위해 끝까지 싸우고, 증인을 찾고, 하물며 국민참여재판을 가서 억울함을 가리고, 얼굴 맞은 걸 맞고소하고? 그런 일은 없습니다. 끝까지 싸우고 억울함을 가리려면 커밍아웃을 해야 합니다. 증인? 게이사우나에 있던 누군가 신호에 따라 김씨가 접근했고 그 상대 남성이 신호를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라고 증언해줄까요?그러면 자신도 그 신호체계를 이해하고 있는 게이라는 것을 밝혀야 하는데?혹시 CCTV가 있을까요? 있다면 그런곳에 게이들이 중요한 목적을 달성하겠다고 모일리가 없습니다. 아니 게이사우나 아니라 일반 목욕탕이라도 내부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할 것 입니다. 김씨가 강제추행을 했든 안했든 김씨에게는 아무런 증거가 없습니다. 그리고 증거가 있다고 해도 김씨는 이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부터는 합의를 끌어내고 비는 수 밖에 없습니다. 변호사가 해줄 수 있는 일도 사실 그닥 많지 않습니다. 저도, 김씨도 심지어 사건을 담당한 경찰도 해당 남성이 꽃뱀이라는 심증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경찰도 사건이 이상해서 전과를 조회해보니 그 남성이 잡스러운 사기같은 전과가 많다고 얘기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증거라고 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마당에 경찰이나 변호사가 일을 크게 만들 수 없습니다. 결국 김씨는 빛의 속도로 수백만원의 합의금을 주고 합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합의해버린 이상 해당 남성을 꽃뱀으로 고소한다고 해도 기소유예가 나올 것이 뻔했습니다. 
그 남성은 유유히 합의금을 받고 사라졌습니다.
아마 또 같은 수법으로 누군가를 함정에 빠뜨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게이꽃뱀 사건은 증거나 증인이 없는 현장,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도 않은 피해자를 이용하여 치밀한 사전계획하에 벌인 범죄입니다. 심증만 있지 물증은 없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합의금만 빼앗기게 됩니다. 그래도 남성대 남성이라 경찰 역시 일을 크게 만들거나 한쪽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접근하거나 하지는 않아서 이 정도로 끝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 사건이 합의금을 노린 꽃뱀이 아니라 복수나 뭐 그런 감정으로 김씨를 모함하기 위해 벌인 적극적인 범행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김씨는 성범죄자로 손가락질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아웃팅까지 당해 성소수자라는 사실까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게이사우나를 혹시 이용하시는 분들이라면 이쪽 세계에도 꽃뱀이 존재한다는 것을 꼭 기억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남성 꽃뱀들은 더 치밀하게 약점을 노리고 추행에 분노하고 있음을 연기하느라 주먹까지 휘두르는 악질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울러 일반이 이용하는 공중 목욕 업장에서의 성행위는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위 또는 공연히 행하는 음란한 행위에 해당될 여지가 커서 이러한 꽃뱀 범죄에 노출되는 것 만큼이나 위험한 일입니다.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성행위는 조금 더 믿을 수 있는 상대와, 은밀하게 하시는 것이 이러한 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해둡니다. 

글쎄요.꼭 동성애자라서 이런 사건이 일어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혼성목욕탕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이렇게 만나서 서로의 몸매까지 전부 드러내고 상대를 찾을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이성애자들의 세계에는 수많은 주점, 나이트, 클럽 등이 있어서 상대를 찾는데 어려움이 없으니 그런 곳에서 꽃뱀이 활약하고, 게이 꽃뱀은 여기가 주 사냥터이기 때문에 게이사우나에서 활약하는 게 아닐까요. 하룻밤의 만남을 위해 주점이나 나이트를 가는 이성애자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듯 게이사우나에 가게 되는 동성애자들의 마음 역시 이해가 가기도 하고 전혀 이해할 수 없기도 합니다. 
세상은 복잡하고 타인의 마음은 내 마음 같지 않습니다.수많은 욕구들중에서 어떤 욕구는 드러내놓고 얘기해도 되고 어떤 욕구는 숨겨야 하고, 어떤 욕구는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범죄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누구의 기준으로 어떻게 살아야 올바르게 사는 것인지 가끔 헷갈리게 됩니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고 있습니다.부디 여러분들은 오늘 하루도, 그리고 다가올 내일도 안녕하시길 바랍니다.